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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녕 J야
이름도 모를,
너로서는 생김새조차 알 수 없을 나라는 사람이
너에게 이렇게 편지를 보낸다.

나는 사실 너를 몰랐었다.
어느 날 나는 우연히도 너를 알게 되었다.
그 뒤로 너의 음악 너의 말 너의 시선 너의 생각이 궁금해졌다.
네가 바라보는 세상 그리고  네가 바라는 세상에 대해서
너를 만날 수 없는 이 자리에서
무수히 많이 배우고
보고 느끼고 생각하게 됐었다.

한동안 나는 너의 팬으로써 그리고 이름모를 동창친구로써
내 스스로가 너라는 사람을 통해 어떻게 더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지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인 것들로 가득했다. 너를 본받고 싶어서 또 닮고싶어서 빛나고싶어서
그런 자신을 되돌아보았고
나를 사랑하며 그와 동시에 너를 사랑했다.

그게 바로 내가 나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. 너라는 사람이 알려주었으니까, 행복해지는 방법을
나 자신을 알고 나를 용서하고, 나의 과오와 나의 상처들로 나를 벌하지않고 나를 사랑하면, 남도 나를 사랑하고 그리하면 나도 남을 사랑할 수 있을 거라 믿었으니까.

그래서 난 내 자신의 힘듦과 아픔들을 이겨냈던 방법들을,
너라는 사람을 통해 받았던 무수히 반짝이는 그런 것들을
언젠가 너에게 나를 알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
닿을 수 없는 너에게 위로받으며 지내왔었다.



나는 아직 나의 결말을 전해줄 수는 없다. 나는 아직 내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니까.
내가 어떠했든 간에 '지금의' 내 상황을 내 심정을 무어라 전해줄 수가 없다.
그 어떤 말도 할 수가 없다.
그냥 그런 것 같다, 나는
행복하지도 우울하지도 슬프지도 않다. 누구나 그렇듯 그냥 죽어가고 있는 한명의 사람이기에 그저 살기위해 발버둥치고 있다는 것만 적어보고싶다.

언젠가 만날 수 있다면 너로인해 내가 많이 웃었노라고 많이 행복했노라고 많이 위로받았노라고 많이
슬펐노라고 전해주고 싶다. 네 덕분에 내 영혼이 정말 풍요로웠다고 말해주고 싶다. 하지만 나의 바람은 기약할 수 없는 거여서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적어본다


고맙다.
20190205 전할 수 없는 편지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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